3040 추억팔이 아이템 'LSI 전자 게임기'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 2018.03.28 10:55:04
추억 속 전자게임기가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박물관에서는 최근 전자게임기 카테고리가 생겼고, 장난감 전문 기업 반다이는 디지몬 게임기를 부활시켰다. 일본과 미국에서는 전자게임 콘텐츠를 담은 스마트폰 케이스 등 3040세대를 위한 추억팔이 아이디어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1970~1980년대를 보낸 3040세대 아재라면 누구나 어린시절 한 번쯤 피코피코 전자음을 내는 휴대용 전자게임기를 가지고 놀았을 것이다. 이 게임기는 화면에서 정해진 장소로만 캐릭터를 이동시킬 수 있다.

▲스크램블 전자 게임기 플레이 영상. / 유튜브 제공
오래된 잡지와 PC소프트웨어, 게임 등 각종 자료를 인터넷으로 열람하는 것을 돕는 '인터넷박물관'은 20일(현지시각) 다양한 전자 게임을 공개했다. 이들 게임은 과거 오락실 게임을 PC 상에 구동시키는 에뮬레이터 '마메(M.A.M.E)'를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곧바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규모집적회로(LSI・Large Scale Integration) 게임기'라고도 불리는 전자 게임기는 지금의 게임기와 달리 소프트웨어가 아닌 반도체 등 전자 부품으로 구동된다. 인터넷박물관에 전자 게임을 올린 '제이슨 스콧' 역시 게임기를 분해해 모든 부품을 스캔한 뒤 에뮬레이터 프로그램으로 전자회로 동작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과거의 게임 유산을 되살려 냈다.

▲스크램블 전자 게임기. / 핀터레스트 갈무리

전자 게임기는 장난감 제조사가 오락실의 인기 게임을 가정용 상품으로 만드려는 노력 속에 탄생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1972년작 테니스 게임 '퐁'의 인기로 오락실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상황이었다.

주로 장난감 제조사가 만들었던 전자 게임기는 지금의 휴대용 게임기와 달리 게임기당 한 종류의 게임밖에 담지 못했다. 하지만 TV에 연결해 즐기는 비디오 게임기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장점 덕에 당시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국외 레트로 게임 마니아들은 1970~1980년대 탄생했던 전자 게임기야말로 진정 '아이디어'와 '재미'를 추구했던 게임 콘텐츠였다고 평가한다.

재미있는 게임이 아니면 가지고 놀지 않는 어린이들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치밀하게 계산된 재미 요소를 장난감 전문 기업들이 추구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 LSI 전자 게임기 언제 탄생했나?

최초의 전자 게임기는 게임 제작사가 아닌 장난감 전문 기업인 미국 마텔(Mattel)이 1976년 시장에 내놓은 '마텔 오토 레이스'다. 이 게임기는 '점'으로 표시되는 자동차를 움직여 차례차례 다가오는 장애물을 비켜 달리는 단순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1976년 출시된 ‘마텔 오토 레이스’. / 위키피디아 제공

마텔은 다음 해인 1977년 '마텔 풋볼'이라는 전자 게임기를 출시한다. 마텔은 풋볼 게임기가 시장에서 인기를 얻자 1980년 초반까지 미국 어린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다채로운 전자 게임기를 선보인다.

1980~1990년대 게임 콘텐츠 황금기를 이끌었던 일본에서는 반다이・에폭・각켄・신세이(新正工業・포피)・요네자와완구(米澤玩具・세가토이즈) 등 장난감 제조사가 전자 게임기를 만들었다. 이들 장난감 전문 기업들은 당시 오락실 히트작이던 '스페이스 인베이더' 등의 게임을 전자 게임기로 만들어 판매했다.

▲1980년 등장한 첫 번째 게임워치. / 위키피디아 제공

1980년대 전자 게임기 업계를 평정한 것은 '닌텐도'다. 닌텐도는 1980년 '게임워치(GAME&WATCH)'란 이름의 전자게임기 시리즈를 속속들이 시장에 선보였으며, 그해 전 세계 4340만개를 판매하는 등 사회현상을 일으켰다.

당시 닌텐도는 70억엔(721억원)쯤 부채를 안고 있었는데 게임워치의 폭발적인 판매로 빚을 다 값고도 40억엔(41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닌텐도는 게임워치로 벌어들인 돈으로 전 세계적인 히트 게임기 '패밀리컴퓨터(패미컴)'을 탄생시켰다. 게임워치는 닌텐도가 글로벌 게임 전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만든 발판이자, 게임 전문 기업 닌텐도의 원점인 셈이다.

▲1983년 출시된 패밀리컴퓨터. / 위키피디아 제공

전자 게임기는 1983년 등장한 가정용 게임기 '패밀리컴퓨터'와 전 세계를 흔든 히트작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의 등장으로 내리막 길에 들어서게 된다. 닌텐도 역시 1989년 8월 게임워치 '젤다'를 끝으로 전자 게임기 생산을 중단한다.

▲타마고치. / 위키피디아 제공

전자 게임기 최후의 히트작은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던 '타마고치'다. 알에서 나온 캐릭터를 키우는 이 게임은 언제 어디서나 동물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즐긴다는 것으로 대중(특히 여성 소비층)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타마고치를 만든 반다이에 따르면 첫 번째 타마고치 시리즈는 전 세계에서 4000만개가 판매됐다.

◆ 전자 게임기 이제 어디서 구하나?

1976년 세상에 등장한 '마텔 오토 레이서'를 기점으로 탄생 42주년을 맞이한 전자 게임기를 다시 즐기려면 중고시장을 찾아보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전자 게임의 발상지인 미국의 경우 경매사이트 '이베이(ebay)'를, 일본의 경우 야후재팬이 운영하는 '야후오크'에서 원하는 전자 게임기를 찾아야 한다.

전자 게임기는 희소성과 수요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토미(타카라토미)가 내놓은 슈팅게임 '스크램블'의 경우 이베이에서 50달러(5만4000원)쯤에 구입할 수 있으며, 닌텐도가 미국 시장에 내놓은 동키콩의 경우 9000달러(973만원)가 넘는 가격으로 거대되기도 한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미국판 동키콩. / 위키피디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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